심리학

성취욕의 방해, 관심

소리의 지식수저 2025. 1. 24. 12:09

간단한 게임을 하나 해보자. 한 번의 획으로 동그라미를 그릴 텐데, 시작과 끝이 만나는 지점에 작은 공백을 남겨두도록 한다. 그러고는 잠시 후 돌아와 그리다 만 듯한 동그라미를 바라보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한 획을 그려서 동그라미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일을 시작하면 끝을 봐야 만족감을 느끼는 인간의 '성취욕'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한 심리학자가 이와 관련된 실험을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심리학자 파랑만 제이가르니크는 어린이 128명을 A, B 두 집단으로 나누어 과제를 주었다. A 집단은 과제를 수행할 때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았고, B 집단은 과제를 하는 도중에 중단시키거나 다른 과제로 넘어가도록 했다. 한 시간 뒤, 그가 질문을 던졌을 때 B 집단이 A 집단보다 과제를 2배 이상 기억 해 냈다. B 집단이 기억해 낸 과제 중 68%는 중간에 그만둔 과제였다. 끝까지 완성한 과제를 기억해 내는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제이가르니크는, 인간은 이미 완성한 일에 대해 성취욕을 충족했기 때문에 대부분 잊어버리고 애써 기억하지 않지만 미완성된 일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심리 현상을 '제이가르니크 효과'라고 한다. 정상적인 성취욕이 있는 사람은 제이가르니크 효과를 긍정적으로 적용하여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둔다. 물론 모든 일에는 폐단이 있게 마련이다. 이어서 성취욕이 과도하거나 없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아보자. 과도한 성취욕을 가진 사람 대부분은 완벽주의자인 경우가 많다. 완벽을 과하게 추구하기 때문에 일이나 공부, 생활 속에서 공황장애를 겪기 쉽다. 이로 말미암아 일의 효율성이 떨어져 맡겨진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뿐더러 심하며 자신의 건강까지 해친다. 당신이 이런 유형의 사람이라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그것이 일이든 사람이든 진정한 완벽을 이룰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끊임없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고 '손뼉 칠 때 떠나라'라는 말을 실행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완벽함에서 오는 희열과는 또 다른 재미를 얻는 것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들은 조건에 상관없이 모든 일을 한 번에 처리하려고 하지만, 그러면 진행 과정에서 여러 돌발 변수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전에 갖가지 요소를 고민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너무 심하게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러면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순수하게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성취욕이 없는 사람은 제이가르니크 효과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게으른 사람'이다. 이들은 일, 공부 등 무슨 일을 하든 꾸준히 하지 못하고 대부분 중간에 포기한다. 이런 성향은 자신의 심리 발전과 능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조금씩 천천히 성취욕을 키워나가야 한다. 예컨대 책 한 권을 꾸준히 읽거나 자기 방부터 청소하는 등 작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강제로라도 스스로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성취욕이 생길 것이다. 자신의 성취욕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게으름과 나태함에서 벗어나고 지나친 완벽주의를 극복해야 제이가르니크 효과의 긍정적인 부분을 살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관심 밖에 있을 때 : C가 또다시 직장을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그는 짧은 기간에 벌써 다섯 곳의 직장을 옮겼는데, 이번에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회사였다. 그는 울분과 함께 관둔 이유를 토해냈다. "과장이 너무 짜증 나. 아직도 심부름만 시킨다니까.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 그래 놓고 내가 이런 게 마음에 안들고, 저런 게 마음에 안들고 잔소리만 해. 이제 더 이상 못 참겠어. 뭐, 더 있어도 배울 것도 없을 것 같으니, 차라리 빨리 그만두는 게 나아."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큰 포부를 펼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선배들의 잔심부름만 한다. 마치 어두운 구석에서 자라는 버섯처럼 자생하다가 결국 자멸하고 마는 신세가 된다. 끝까지 버틴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이가 퇴사를 선택한다. 처음 직장에 들어가서 생기는 현상을 전문용어로 '버섯경영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는 처음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을 관리하는 것으로, 햇빛이 들지 않는 음지 그러니까 중요하지 않은 부서에 배치하거나 잡다한 일을 시키며 혹독하게 트레이닝하는 과정이다. 자생하는 버섯처럼 스스로 살아남게 하려고 말이다. 사실, 인간의 성장 역시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성장하면서 우리는 온갖 고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고난에 쓰러진 사람들은 평범한 삶의 테두리 안에서만 살아가고, 이 모든 것을 이겨낸 사람들은 탁월함을 인정받고 주목받는 삶을 살아간다. 직장 내에 이러한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연애할 때도 상대방을 탐색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하물며 이제 막 입사한 직장은 어떻겠는가? 아무도 단번에 당신을 알아줄 리가 없다. 물론 이력서가 있긴 하지만 그건 낱장 종이에 불과하다. 달랑 종이 한 장으로 당신을 완전히 꿰뚫어 볼 수 없기에 '고난'의 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직장 선배들은 당신의 업무 태도를 관찰한다. 사소한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당신에게 중요한 업무를 맡길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기 바란다. 입사 초기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는, 소위 허파에 바람든 사람이 많다. 그러다 며칠 '버섯'으로 지내다 보면 이런 환상을 멀리 떨쳐버리고 현실을 마주하며 성실히 일한다. 이 단계를 순조롭게 통과한다는 것은 당신이 테스트에 합격했다는 뜻이다. 그러면 당연히 회사 내 임원, 선배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점점 중책을 맡으며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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